물건이 많은 것 보단 적은게 편하다. 이 단순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7년 전쯤 분양상담사를 하면서 수도권 각지를 돌아다니게 됐을 때다. 집에서 출퇴근이 불가능한 곳으로 약 한달간 단기방을 얻어서 생활한 적이 있는데 정말 필요하고 뺄 수 없는 것 한개씩만 갖고 갔다. 립스틱 한개, 화장품 한개, 향수 한개. 옷은 한벌로는 부족하니까 세벌쯤 아침에 일어나서 바를 립스틱은 하나 뿐이고 뿌릴 향수도 하나뿐이었다. 오늘은 무엇을 바를까 무엇을 뿌릴까라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있는 것을 바른다.라는 선택지 밖에 없다. 그렇게 한달을 살고 집에 돌아오니 집에 있는 너무 많은 선택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애초에 선택지에도 들어가지 않는 잡다한 것이 너무 많았다. 그동안 그려온 낙서들, 일기들, 대학교때 과제..